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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서울사회적경제아이디어대회 '위키토크@마을&공유경제'

 

 

 

마을과 공유경제의 만남, ‘다른 삶이 있음을 확인한 시간!

 

마을과 공유경제가 만났습니다. 아시죠? 만날 사람은 꼭 만난다는 진리. 딱 그 말이 어울리는 만남이었습니다. 실은 마을과 공유경제, 공통부분, 즉 교집합이 꽤 큽니다. 마을의 작동 원리에 공유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사람들 간에 다양한 형태와 내용의 공유가 이뤄짐으로써 마을도 돌아갑니다. 공간부터 물건, 협업, 의식 등 공유는 마을에 뿌리 내린 기둥인 셈이죠.

 

더구나 도시에서의 마을. 도시성은 공유성을 필요로 합니다. , 도시성의 중요한 지점 중 하나가 공유공간입니다. 혹자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을 도시라고 했는데요. 도시는 공유를 기본적인 속성으로 둡니다. 가령, 뉴욕의 아파트, 아주 좁습니다. 때문에 밥은 식당에서, 빨래는 빨래방에서, 야구경기는 바에서, 해결합니다. ‘(Home)’이라고 할 만한 것이 도시 곳곳에 퍼져 있는 것이죠. 그러다보니 바깥에 있는 지저분함에 대해 서로 지적하고, 규율을 함으로써 도시는 아름다워집니다. 우리의 공간은 즉, 나의 공간으로 여기는 공유성.

 

, 최소화된 개인 공간. 이것은 역설적으로 도시 전체를 ’, ‘우리의 공간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나의 공간은 도시를 확장되며, 자연스레 공유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나타납니다. 물론 지금까지의 서울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였죠. 도시로서 태생적인 근본을 저버린 것이라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뉴욕에서 브런치를 먹는 행위는 우아함이나 멋이 아닌 이웃과 사귀는 계기입니다. 공유공간에서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웃이 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브런치는 과시적이거나 그것이 뉴욕스타일인양 허세로 소비되죠.

 

, 그건 그렇고 마을과 공유경제, 어떤 만남이었을까요? ‘2012 서울사회적경제아이디어대회(http://wikiseoul.com)’의 일환으로 마련된 위키토크@마을&공유경제’. 지난 1110, 서울 마포구 성미산마을극장에서 만나야 할 만남이 이뤄졌습니다.

 

내 곁에 있었던 마을경제

 

우선, <내 곁에 있었던 마을경제>라는 제목으로 유창복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장이 문을 엽니다. 성미산마을극장 대표를 지냈던 분답게, 극장 이야기부터 꺼냅니다. 성미산마을극장은 3년이 넘은 진짜 마을극장입니다. 공간을 지어 함께 살자고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았고, 지역(마을)에도 공간을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습니다. 그렇게 지하에 극장이 자리 잡았습니다. 성미산마을극장, 마을사람들의 흥겨운 공유공간이 됐습니다.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영화도 보고, 연극과 각종 공연, 행사도 열리고. 그러고 보니, 극장이 아담하면서도 정겹고 살갑네요.

 

그리곤 유 센터장, “요즘 어떻게 사세요?”하고 질문을 던집니다. 이런 질문, 때론 난감 혹은 먹먹하죠. 이 거대한 불안(증폭)사회에서 제대로 살고 있는 것인지,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잖아요. 갑갑하고 암담하고 심란하고. 이건 아닌 것 같으면서도 꾸역꾸역 버티고 견디는 가장 보통의 삶. 그럼에도 삶은 무엇이든 선택을 해야 합니다. 내릴 곳이 어딘지 몰라도, 삶이라는 버스를 계속 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죠. 유 센터장, “마을을 하나의 선택지로 고려해줄 것을 권합니다. 그의 삶터인 성미산마을을 꺼냅니다.

 

성미산마을엔 초중고가 함께 있는 12년제 대안학교, ‘성미산학교가 있습니다. 아이가 중학교 1학년쯤 되면 강원도에 가서 농사를 짓습니다. 이른바 산촌유학. 시티키드들이 적응할까 싶어도, 아이들, 신이 나서 죽는다고 하네요. 자기들이 지은 농사로 밥도 해먹고. 그야말로, 산경험. 도시를 벗어나 세계가 넓어지는 경험. 세상을 읽는 촉도 발달하고 감성도 풍성해집니다.

성미산밥상이라는 마을식당도 있습니다. 쉐프부터 일하는 사람 모두 마을주민이고, 유기농식자재로 요리를 해서 마을주민의 건강을 지킵니다. 성미산마을엔 연간 4~5000명이 투어를 오는데, 투어 중 꼭 들러서 식사를 하는 곳이 이곳이기도 합니다. ‘되살림가게는 마을주민들의 자원봉사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재활용매장이며, 소행주(소통이 있어 행복한 주택)는 마을사람들이 만든 건축회사로 코하우징 개념의 공동주택이에요. 집에 대한 조금 다른 생각이 만든 마을주민들의 삶이 고스란히 농축된 공동주택으로 곧 소행주 3호가 탄생합니다. 천편일률적이고 경직된 대도시의 집과는 다르고 특이한 소행주, 보면 살고 싶어집니다.

 

아울러 마을카페이자 마을 주민들의 사랑방인 작은나무. 마을 사람들이 십시일반 출자한 카페로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3년 만에 흑자를 달성했대요. 이밖에 성미산마을은 주민들의 필요와 요구에 의해 다양한 방식의 공유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유 센터장, 그것을 마을공유경제라고 표현합니다.

 

, 가까이 하기 먼 당신인데, 없으면 불안하고 버틸 수가 없어요. 무의식까지 돈의 지배를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마을은 그것을 관계로, 호혜로 전환합니다. 공유는 엄밀하게는 총유(總有)입니다. 문중이 소유한 재산을 총유라고 하죠. 공동으로 갖고 있는데, 사유하진 않고 덩어리 이름으로 소유하나 지분으로 소유하지 않고, 함께 사용합니다. , 내 것은 아닌데 내 것! 내 것은 아니라서 처분은 못하나 내 것이라서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공유자산입니다.”

 

이어, 그는 성미산마을이 공유자산을 활용하는 노하우를 공개합니다. 같은 말의 다른 판본, 마을공유경제 운영원리.

1. 출자와 동시에 주인 되기 : 내가 출자하면 그 자산의 주인이 되는 것입니다. 십시일반 모아서 무언가를 만들고 함께 사용합니다. 모두가 함께 소유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2. 운영과 마을고용 : 하고 싶은 사람이 합니다. 자천타천 마을고용이 이뤄집니다.

 

3. 주인이 곧 소비자 : 이 대목, 중요합니다. 조합원이 사용합니다. 주인이 안 사먹으면 누가 사먹나요. 이미 확보된 시장입니다. 시작할 때부터 든든한 소비자를 확보합니다. 이때, 2개의 정체성이 있습니다. 주인인데, 까칠한 소비자로 변신합니다. 그러나 위기에 처하면 다시 힘을 모읍니다. 이것이 주인의 본모습입니다.

 

그는 특히 한 여성의 예를 들어, ‘마을일자리의 유용함을 설명합니다. 마을 아닌 곳에서의 180만원 임시직과 100만원 마을일자리, 어떤 선택을 할까요. 절대 수치에서는 임시직이 2배가량 월급이 높지만, 아이돌봄비(30만원), 교통비(30만원), 외식비 등을 감안하고 살림스트레스, 직장스트레스, 아이에 대한 죄책감 등을 감안하면, 어디가 더 매력적인지 묻습니다. , 마을은 일반 직장과 노동시장의 고용방식이 아닌 마을일자리로 고민을 해결하는 방법도 있음을 제시합니다. 한 작가 지망생이 마을에서 사는 법도 다음과 같습니다.

 

마을일거리는 하나의 직장에 얽매이지도 않아요. 마을 곳곳에서 일거리를 얻어서 마을에서 일합니다. 마을에서 살면서 수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스토리도 얻습니다. 교통비, 식비, 주거비가 절감되고요. 마실가면 밥도 먹습니다. 일거리 포트폴리오를 짜서 할 수 있어요. 마을고용의 특징은 거리가 가깝고, 시간이 절약됩니다. 시간을 내가 장악할 수 있어요. 거리에서 시간을 뺏기지 않습니다. 노동력을 팔면 내 몸을 직장에 결합시켜야 하나 마을에선 하고 싶은 만큼 합니다. 노동을 할 뿐, 노동력을 팔지 않습니다. 필요에 의해 움직이고, 무엇보다 우연과 인연이 맺어집니다. 이게 재밌습니다.”

 

그리고, 마을을 간보라고 권합니다. 마을에 쑥 들어올 필요도 없이 간을 슬슬 보면서 마을 일자리와 일거리를 탐색하라고 합니다. 괜찮다 싶으면 들어오고, 아니면 말고. 대신 함께할 것을 강조합니다. 혼자는 힘들고 외로우니까요. 또 함께 하지 않으면 나를 견뎌내기 힘들 수 있으니까요. , 어때요? 마을, 할 만 하다는 생각이 살짝 드나요?

 

from 공유경제 to 마을

 

양석원(이장) CO-UP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습니다. <from 공유경제 to 마을 >이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합니다. 우리나라 공유경제의 전도사답게, 공유경제에 대한 간략한 개념 정립부터 합니다. 역시 마을과 통합니다.

 

공유경제는 소유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모토로 합니다. 사용하기 위해서 갖고 있어야 하는데, 갖고 있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많습니다. 함께 갖고 있거나 공공재가 많다는 것이죠. 공유경제, 어렵지 않습니다. 가정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 많습니다. 소유라고 하면 집과 자동차를 먼저 떠올리는데, 집을 통째로 온라인 플랫폼에 내놓은 에어비앤비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세계 어느 다국적 호텔체인보다 방이 많아요. 모르는 사람을 자기 방에 재워주고, 쓰지 않는 자전거도 빌려주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이라는 말, 있습니다. 공공자원을 구성원 자율에 맡길 경우 자원이 고갈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이론인데요. 개인과 공공의 이익이 상충될 때, 개인이 사리사욕을 취하고자 하면 경제 주체 모두 혹은 공동체 전체가 파국에 이름을 말할 때, 이 말이 쓰이곤 합니다. 민영화라는 이름의 사유화를 조장하기 위해 흔히 인용하는 이론이죠.

 

그러나 공유경제는 그것이 모든 것이 아님을 알려줍니다. ‘공유지의 비극의 허구성을 까발리는 것이 공유경제입니다. 빌려 줬을 때 관리도 되고, 가치가 창출된다는 것. 양 대표는 자동차 공유에 대한 예를 꺼냅니다. 대부분 이동의 편의를 위해 자동차를 사지만, 소유하는 순간부터 움직이기보다 서 있는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습니다. 그렇다면 가지고 있는 것이 현명하고 경제적일까요?

 

어떤 공유경제 업체는 차를 공동 소유하는 사업을 합니다. 회원으로 가입하면 공동으로 사용하게끔 하는 거죠. 차는 갖고 있으면 주차도 걱정입니다. 그런데 이 업체는 어디든 주차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제는 이동수단이 필요하지, 차를 소유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금은 자동차를 갖고 있는 것보다 어떤 수단으로 이동하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툴 라이브러리(공구 도서관)’도 마찬가지에요. 전동드릴을 사도 평생 몇 번이나 사용할까요? 보쉬 전동드릴이 남자들의 로망이긴 하나,(웃음) 이젠 갖고 있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양 대표는 공유경제를 가장 쉽게 설명하고, 이해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도서관이라고 말합니다. 함께 소유하고 관리하고 사용하자는 것이 도서관입니다. 그리고 공유경제와 마을의 접점에 대한 이야기를 잇습니다. 신영복 선생의 말씀을 먼저 인용합니다. “윗집에서 아이가 뛰면, 올라가서 그 아이 얼굴을 보면서 아이스크림이라도 하나 사줘라. 아는 아이가 뛰면 덜 시끄럽다.”

 

그가 가장 먼저 꺼낸 것은 공구도서관(툴 라이브러리) 혹은 공구공유관입니다. 관악구에서 이미 그것을 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이사를 왔을 때, 이것저것 손 볼 곳이 많습니다. 그럴 때 공구가 필요한 경우가 많은데, 집에서 잠자고 있는 사다리, 보쉬 전동드릴 등을 함께 나눈다면 어떨까요. 돈을 절약할 수 있겠죠? 아울러 저녁에는 공방으로 변신시켜, 관계를 만드는 건 또 어떤가요. 양 대표, 그렇게 제안합니다.

 

마을부엌(커뮤니티 키친)도 있습니다. 이곳에선 할 수 있는 일, 많습니다. 잔치할 때 음식을 함께 만듭니다. 특히, 요즘 1인 가구가 많은데, 먹는 것을 함께 해결하면서 돈도 절약하고 무엇보다 사람도 만날 수 있습니다. 1인 가구의 정서적 결핍감, 마을부엌에서는 이것을 채울 수 있습니다. 배도 채우고 마음도 채우는 법, 마을부엌. 마을잔치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도 지속가능한 부분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을에서 아이를 함께 키우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미국 필라델피아에는 ‘coworking for parents’라는 Co-play, Co-work 공간이 있습니다. 한국적인 문맥에선 수정이 필요하겠지만, 이것을 해결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고 마을의 필요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닐까 싶네요.”

 

역시, 답만 주지 않는 센스! 공유경제를 위해 생각을 내놓고 살을 붙이는 공유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하네요. 마을의 필요를 위해 뇌주름을 만들 것! 뇌주름을 더욱 깊게 만들기 위해 양 대표가 추천한 공유경제의 또 다른 사례인 국민도서관 책꽂이’(www.bookoob.co.kr)를 활용해보는 건 어떨까요. 20권 정도의 책을 택배비용만으로 읽을 수 있다는 혜택, 군침이 돕니다. 오프라인 도서관의 관리라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공유경제를 더 알고 싶다면, 그는 검색을 통해 creative communities리포트를 찾아볼 것을 권함과 동시에 소유의 역습 그리드락》 《소유의 종말》 《공유경제》 《새벽의 건설자들등의 책을 권합니다. 국민도서관 책꽂이를 통해 읽는 것도 한 방법이겠네요.

 

마을과 공유경제, 수다떨기

 

마을과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적 이해를 돕는 강연에 이어 ...놀이각 분야에서 마을과 공유경제의 실제 사례 경험을 듣고 고민과 토론을 위한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각자 원하는 분야를 찾아 테이블에 둘러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성미산마을 곳곳에서 숨 쉬고 있는 마을의 공유공간에서 말이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살짝 엿볼까요?

 

우선, 먹는 것부터 볼까요? 저는 의식주라는 말의 순서에 대해 불만이 아주 살짝 있는데요.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 없으나, ()이 그 중에서도 으뜸이라고 보거든요.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인간의 숙명. 그래서 현장을 둘러보며 저는 식부터 갑니다.

 

동네부엌은 성미산마을의 유기농 반찬가게로 마을의 먹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만들었습니다. 이날 함께 나눈 고민은, 그동안 투박하게 운영했으나, 새로이 변신을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때 힘들어서 문을 닫을까도 고민했으나 마을공동체 안에서 만들어진 까닭에 마음대로 닫을 수도 없는 현실이랍니다. 위기가 오면 마을 사람들이 다시 동네부엌을 일으켜 세운 것이죠. 그럼에도 여전히 젊은 사람이 없어서 힘든 측면도 있습니다. 온라인을 통한 판매도 하고 있는데, 주문을 뒷받침할 만한 조리공간이 부족한 애로도 토로합니다. 정보기술(IT)분야에 취약해서 홈페이지 운영도 쉽지 않고. 이에 함께 한 사람들은 정부나 서울시 등이 정책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마을(공동체)기업이나 사회적기업에도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볼 것을 권하네요.

 

소셜다이닝 집밥은 박인 대표가 혼자 살면서 밥 먹기의 어려움과 외로움을 어떻게 해결할까라는 고민에서 비롯됐습니다. 인도에서도 살다 온 박 대표는, 혼자 사는 데서 오는 외로움이나 우울증이 개인의 문제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힐링이 대세인 것을 보면서 개인의 것이 아님을 알았고, 주식과 부동산 얘기만 하는 회사를 나올 수밖에 없었던 거죠. 생각했던 것이 역시 먹는 것이었습니다. 누구나 밥을 함께 먹을 수 있는 모임을 하고자 했습니다. 사실 처음 만났을 때 음식만큼 좋은 게 없잖아요. 그것이 집밥의 시작이었으며, 그 과정에서 내 자신을 많이 찾았다고 합니다. 마을공동체가 좀 더 널리 확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그는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한창 고민 중입니다. 더 나아가, 함께 밥을 먹는 것에서 음식을 함께 만드는 마을부엌으로 확장하고 싶은 바람도 있습니다. 먹는 문제다보니 함께 모인 사람들, 뚜렷한 공감과 다양한 이야기를 내놓습니다.

 

소행주는 마을에서 오래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들이 직접 나선 경우입니다. 이미 만들어진 아파트에 몸과 마음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닌, 내 살 곳을 내가 정하되, 다른 사람들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살겠다는 의지와 실천이 만든 공동주택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먼저 고민한 사람들이 집에 대한 다른 생각으로 만든 것이죠. 소행주에 살고 있는 박흥섭 씨는 삶의 질이나 경제적인 부분에서 이점이 많다고 합니다. 물론 함께 자리에 모인 분들도 평당 비용 등에 가장 관심을 보였으나, 실제로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런 분들, 점점 늘고 있습니다. 소행주를 건축한 이일훈 건축가가 건축주(송승훈)와 생각을 나눈 제가 살고 싶은 집은을 꼭 읽어보길 권합니다.

나룸역시 쓰지 않거나 빈 공간을 활용하는 공유경제의 한 사례입니다. 공간이 필요한 사람에게 매개하는 사이트고요. 이런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맵이나 스트리트뷰를 통해 포털 개념으로 중개를 하고 있습니다. 김석동 대표는 플랫폼에 대한 고민이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함께 모인 분들은 공간이 지니고 있는 콘텐츠를 보강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고요.

 

성미산마을극장2009년 문을 연 성미산마을의 대표적인 공유공간으로, 서울에서 보기 힘든 마을극장이라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이 불쑥불쑥 찾아오기도 한다고 하네요. 공간을 넘어선 관계, 그것이 마을극장의 가장 큰 장점이며, 성미산마을극장은 마을 이상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위즈돔은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경험이나 이야기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나누는 사이트입니다. 마을이나 대가족 단위로 삶이 이뤄졌을 때는 주변에 어른이나 스승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핵가족은 그것을 박탈했습니다. 한상엽 대표는 이에 필요한 것을 물어보고 생각한 것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든다면 많은 사람의 삶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가치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삶에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다는 사실에서 착안한 것이죠. 마을에서도 자연스레 타운홀미팅(집담회) 등을 통해 여러 사람이 함께 지혜를 나누고 풀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한 대표도 마을과 함께 이런 것을 나눌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습니다.

 

정장을 공유하는 서비스로, 면접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열린옷장의 슬로건은 잠들어 있는 당신의 옷, 누군가에게는 세상으로 향하는 날개가 됩니다입니다. 현재 갖고 있는 옷이 180벌인데, 1벌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대여가 됐을 정도로 인기가 좋습니다. 내년 봄까지 400벌을 받으면 운영이 가능할 것 같다고 한만일 대표는 말하는데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입지 않는 옷이 다른 사람에게 가서 생명을 얻고 날개가 되는 순간을 상상하는 것, 참 좋을 것 같아요.

되살림가게는 성미산마을에서 가장 많은 현금보유액을 가진 매장인데요. 집에서 자신은 필요 없고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내놓습니다. , 마을의 물건들이 자연스러운 흐름이 이뤄지는 공간입니다. 서로 돕고 나누는 선물의 공간으로서, 사람 뿐 아니라 무생물도 소외 없이 관계로 되살려집니다. 되살림가게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어서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곤 하는데요. 이런 되살림가게가 물건의 생명뿐 아니라, 사람의 관계도 되살리면서, 이야기를 품을 수 있는 공간으로 곳곳에서 숨을 쉬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글 작성 / 커피 만드는 김이준수)

(영상 / 민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