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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마당/공지사항

남보경의 파란만장한 청년활동기!



마을로청년활동가 활동기

 

사단법인 마을 남보경

 

 

쌀쌀한 날씨에 첫 출근을 했던 게 불과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무더운 여름이라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집니다.

사단법인 마을에 와서 뵙게 된 직원분들이 친근하게 잘 대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참석했던 월요일 전체회의와 구글이 연상되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던 덕분이었는지 괜시리 더 긴장했던 마음을 풀고 생활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 것 같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두 달 남짓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으며 마을로청년활동가라는 이름으로 사단법인 마을에서 근무하면서 제 생활에 변화를 가져온 요소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 마을교육입니다.

이전에도 저는 교육을 담당했던 적이 있는데, 그 때는 주로 교육생들이 일방적으로 강의를 수강하는 교육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이번에 담당하게 된 마을교육은 단순히 수강만 하는 교육이 아니라 주민들과 강사들이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육이었고, 열정적으로 교육에 참여하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오랜만에 신선한 자극을 받았습니다.

본인들이 마을에 살면서 느낀 불편함이나 문제점을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마을을 직접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더 나은 방법을 고민하고 공부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주민들을 보면서 나는 그동안 얼마나 우리 마을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살아왔는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마을교육을 통해 다른 마을의 이야기에는 관심을 가지고 귀 기울이려고 노력하면서 정작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는 얼굴을 아는 사람들과 오가며 인사를 나누는 정도일 뿐 층간소음에 괴로움을 토로하고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에 크게 관심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더라구요.

마을교육에서 느낄 수 있었던 주민들의 열정과 다양한 마을에 대한 이야기들을 듣게 되면서 저도 모르는 사이에 점차 제가 사는 곳의 주민센터나 구청 등에서 하는 교육이나 행사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공고문을 전보다 더 주의 깊게 읽게 되고, 내가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웃 사람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등 생활에 작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 함께 활동하는 마을로청년활동가들입니다.

마을로청년활동가로 맞이했던 첫날이 어땠었는지 생각해보니, 첫 교육날 많은 청년들과 함께 아이스브레이킹을 하면서 느꼈던 어색함이 떠오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때 함께했던 청년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나누고 서로의 활동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가 되었네요^^

각자의 위치에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톡톡 튀는 활동들을 하고 있는 재능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보고 들으며 자극도 받고, 주기적으로 모여 서로의 고민을 나누면서 공감과 위안을 얻기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함께 어려운 일의 해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시간은 제가 힘을 얻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업무를 하면서 생긴 고민이나 많은 생각들을 저만 하고 있다고 느꼈을 때는 그 생각의 소용돌이 안에 갇혀 있는 기분이었지만, 비슷한 고민을 이야기 하고 함께 공감하는 동안 나만 힘든게 아니었구나..’ 하는 위안과 함께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제가 마을로청년활동가로 활동하지 않았다면 누리지 못했을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남보다 더 잘나야 하고 앞서 나가느라 소중한 것을 놓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내가 가진 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공감하며 고민할 수 있는 열정이 있는 마을로청년활동가들과 함께 활동하는 올해를 마무리 할 때 쯤에 나는 얼마만큼 성숙한 사람이 되어 있을까를 상상해보며, 나 또한 누군가에게 열정이 있는 사람이고 싶다는 소망을 가져봅니다.

 

그리고 함께 활동하는 마을로청년활동가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받은 열정의 에너지를 마을교육으로 잘 녹여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글쓴이 : 남보경

(마을로청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