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마을

2012년 9월부터- 파란만장했던 사마을 사무국 활동을 마치며



written by 은조

 


요즘 서울시에서 진행하는 마을공동체알지? 그거 하는 곳이야.”

20129. 백수 5개월차. 길지만 짧은 백수생활을 끝내려 일을 알아보던 중 지인에게 이런 곳에 티오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처음 들었던 말이다.

 

센터를 위탁 운영하는 모법인인데, 모법인에 지금 자리가 있어. 채용하니까 한 번 써봐. 새로운 분야라서 재미도 있을 거야. 분야에 대해서 궁금하면 인터넷으로 마을공동체나 짱가, 유창복 이런 키워드 쳐봐. 그럼 관련된 이야기들 많이 나와.”

 

이 무슨 외계어가 있나.. 싶었다. 모법인? 마을공동체? 유창복? 짱가는 또 뭐야?

여튼 사회복지를 전공한 나에게 마을공동체 이론들은 지역사회복지와 다름없다고 느껴졌고 새로운 분야라 좀 망설여지긴 했지만 뭐 한번 부딪혀 봐야겠다 싶어서 이력서를 제출했다.(지금 보면 엄청나게 오글거리는 자기소개서도 함께....)

 

서류심사에서 떨어지는 건가...’ 초조할 정도로 이력서를 넣고도 연락은 오지 않았다.(사실 며칠밖에 안 지났었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일년 같았던 날들) ‘- 나도 암울한 취준생이 되었구나.. 사람*이나 열심히 뒤져봐야겠다..’ 하고 생각할 무렵 전화가 왔다. 한 번 봤으면 좋겠으니 방문해달라고.

쾌재를 부르며 찾아왔던 이곳 혁신파크. 아니 그때에는 옛날 질병관리본부가 더 맞겠다. 텅텅 빈 건물 3층으로 올라가 지금의 자기만의방으로 들어가라는 이야기를 듣고 들어가니 아직도 생생하다. 백해영 이사장님(당시에는 실장님 이셨다), 쟁이, 윤호창 선생님 세분이 나와 둘러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가슴이 터질 듯 떨렸다. 나 사실 면접 울렁증 엄청 심한데. 심지어 여기계신 한 남성분이 좀 무섭게 생긴 것 같은데, 개량한복을 곱게 입고 한쪽 귀에는 금귀걸이를! 한복이 예쁘긴 하지만 인상이 무서웠다. 질문도 꽤나 날카롭고.. 심지어 이사람들.. 나 앞에 두고 갑자기 두분이서 사적인 이야기를 하신다...ㅋㅋㅋㅋㅋ 내가 좀 당황스러워 하자 조용히 앉아있던 다른 한 남성분이 부드럽게 면접을 이어가셨다.

 

그렇게 면접은 끝이났고, 연락 준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연락은 며칠이 지나도록 오지 않았다. 궁금해서 전화해서 물어보니 워크숍을 떠났다고 한다....ㅋㅋㅋㅋㅋㅋ(당시 사마을(센터포함)과 서울시 공무원과의 워크숍이 있었다.) 좋으니 출근하라고 했다. 그날, 첫 출근날은 2012925일 화요일 이었다. 쭈뼛쭈뼛 910분전에 갔는데, 사무실에 아무도 없다. 뭐지 싶어서 백사장님께 전화했더니 회의실에서 갑자기 나오신다.. 오늘은 화요강좌가 있는날이라 8시에 모였다고. 너도 들어와 앉아 들으라고. 말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도대체 화요강좌는 뭔가~ 궁금해 하며 앉았는데 전직원이 그곳에 모여 있었고 그날은 아카이브에 대한 설명을 어떤 교수님께서 하고 계셨다.

화요강좌가 끝이 나고 사무실이라고 들어갔는데, ? 책상이 없다. 백사장님과 한 책상을 둘이 나눠 써야 한다고 한다. 당황스러웠지만 왠지 재미있었다. 그 계기로 백사장님과 많이 가까워졌던 것 같다.

 

당황스러웠던 첫 출근을 이후로 대부분의 나의 업무는 법인에 정리되어있지 않은 서류나 기타 시스템들을 정리하는 것 이었고, 지출 등을 맡게 되었다. 법인에 준비되어있지 않은 각종 양식들이나 지출결의 등등 전부 만드는 과정이 참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때때로 백사장님과 당시 자치학회에서 받아서 진행했던 마을을 가다라는 프로그램으로 외근을 나갈 때면 통인시장과 효자동 일대를 볼 수 있어서 엄청나게 신났었다. 후후후.. 그렇게 백사장님과 속이야기도 하며, 이것저것 해나가며 백사장님과의 사랑을 키워나갔...? 존경하게 되었고 :-) (백사장님 알라뷰!!) 마을공동체라는 분야(?)에 대해서도 실감하게 되었다.

 

2012년도에는 자치구 용역사업들을 진행하면서 백사장님과 하나하나 함께 참석자 명찰도 오리고 만들고,(당시에 이게 너무 쇼킹했다. 어느 단체에서 도대체 윗사람(?)이 실무자와 함께 가위질을 한단 말인가!!) 처음해보는 결산을 겪으며 도대체 이조직은 무엇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도 했고.. 마을공동체가 정말 궁금해서 당시 27이었던-내일모레부로 31살이 되어버릴-나의 동갑내기 친구 시화와 26.7을 만들어 공부하기도 하고. 맨날 술냄새를 풍기며 알아들을 수 없는 어려운 말들을 하는 일영을 보며 참 신기하기도 했고..

2013년도에는 중간에 함께 일했었던 지희언니와 하루 세탕(아침점심저녁 전부 다른 자치구)의 교육용역사업을 뛰며 많은 짐을 홀로 들고 비를 맞으며 울기도하는 청승도 보이고. 백사장님 개인 강의를 하러 간 제주도에 지희언니와 따라가 재미있게 놀기도 하고.

2014년도에는 일하는 거 말고 사람관계가 너무 힘들다며 맨정신에 길바닥에서 대성통곡을 하며 당시 별로 친하지도 않았던 희정언니에게 전화해서 하소연하기도 하고..

참 다사다난 했다.

 

위에 읽어보면 느끼겠지만 초반에 힘들지만 즐겁고 재미있던 것과는 달리 중간 중간 내 개인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미래에 대해 다시 고민하게 되고, 이게 정말 맞는 일인가 또 고민을 하게 되고, 여기서 내가 얻어갈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고!!! 이게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인가에 대해 또또또 고민을 하게 되고.. 그래서 가출도 했었다. 201310월에 잠깐 퇴사를 했었고... 20151월말일자로 또다시 퇴사를!!! 외쳤으나 역시나 돌아왔다.

귀소본능도 아니고 자꾸 나갔다 들어왔다, 다른 거 하겠다고 했다가 말았다가. 내가 참 줏대 없어 보이고 이해 안 되는 사람들도 많았으리라. 그런데 어쩌나. 나는 사마을이 좋은걸.

 

그렇게 좋아했던 사마을과 이제는 정말 작별 하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 또 돌아오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다시 안 돌아올 것 이라 외치고 나니 홀가분하긴 해도 뭔가 애틋(?)하기도 하다. 그런데 뭐, 다들 저 안 볼 거 아니잖아요? 나도 인연 끊을 거 아니니까! 좋은 모습으로 만나면 됩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은 백수를 즐길 거다. 물론 공부도 하겠지만, 지금 내가 꽃에 빠져있어서 꽃을 매개로 하는 사업을 구상중이다. 이런저런 소일거리들을 하며 플로리스트 자격증도 따고 다른 시험도 보는게 목표다. 다 잘될거라 믿으며- 엄청 길었던 글을 마친다.

 

Good bye!

+ Thanks to...(유명인들 좀 따라해봄)

첫 입사날 밥먹자고 선뜻 말 걸어주신 이화열님/ 항상 챙겨주고 아껴주며 사랑한다 말해주는 조조님/ 갈피 못 잡고 흔들릴 때 좋은 말 많이 해준 율민이 엄마 wjd3624, 영원한 전복라면에 소주를 기억하는 .../ 말은 쏘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내 얘기 들어주고 함께 고민해준 보람님/ 마실대를 함께하며 일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많은걸 보여주고 가르쳐준 123일 결혼하는 박미혜님

 

그 외에 제 영원한 멘토 백해영이사장님과 첫인상은 별로였으나 알고보니 좋은 10님을 포함한 사마을 사무국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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